본문 바로가기

도서정보

어릴 적 추억의 만화, 호빵맨 - 네, 호빵맨입니다

네, 호빵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이 전하는 정의와 용기의 말들 



책소개

“어릴 적 추억의 만화, 호빵맨.”

가슴 뭉클한 에세이로 한국 독자를 찾아오다!


“용감한 어린이의 친구, 우리 우리 호빵맨.” 어린 시절 한번쯤 흥얼거린 적이 있는 이 노래의 주인공은 동글동글한 얼굴에 빨간 볼, 펄럭이는 망토로 하늘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곤란에 빠진 친구를 만나면, “호빵 한번 먹어볼래?” 하고 자신의 얼굴을 떼어내 먹인다. 다정다감하면서 헌신적이기까지 한 이 영웅은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로 맹활약한다. 


1969년 잡지 『PHP』를 통해 어른용 동화로 세상에 태어난 ‘호빵맨’은 1988년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며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해, 이후 수많은 시리즈와 관련 산업을 낳았다. 주인공 호빵맨을 필두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식빵맨, 카레빵맨, 메론빵소녀…… 그리고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세균맨까지, 개성 넘치는 다채로운 캐릭터가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그 열광적인 인기는 한국으로도 이어졌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으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식여행에서 출간된 『네, 호빵맨입니다』는 이렇듯 오랜 세월 우리의 곁을 지킨 ‘호빵맨’의 원작자, 야나세 다카시의 말과 글을 담은 에세이다. 어린이용 그림책을 제외하고, 야나세 다카시의 온전한 호흡을 담은 에세이가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세이미지



저자 소개

저자 : 야나세 다카시 やなせたかし

1919년 고치 현에서 태어났다. 만화가를 꿈꾸며 디자이너로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무대미술, 작사, 방송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1973년 그림책 《호빵맨》을 발행하고, 같은 해 잡지 《시와 메르헨》의 책임편집을 담당했다. 1988년 호빵맨이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송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3년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오화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를 전공하고 일본계 주식회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출판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좋은 책을 만드는 데 번역가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늘 소통하며 살고 싶다. 옮긴 책으로는 『혼나는 힘』 『내가 입만 열면 왜 어색해질까?』 『언젠가 리더가 될 당신에게』가 있다. 



목차

호빵맨 

머리말

♪호빵맨 행진곡


1장 애정과 성장과정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2장 일과 운·불운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눈앞에 기회가 나타난다


3장 희망과 기쁨 

-행복은 일상 속에 살며시 숨어 있다


4장 정의와 선악 

-호빵맨은 무찌르기보다 도와주는 영웅


5장 어린이와 개성 

-힘이 부족하면, 천천히 달리면 된다


6장 생명과 삶의 자세

-인생에서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야나세 다카시의 일 

① 〈태양을 향해 손바닥을〉 

② 《머나먼 자장가》 

③ 《시와 메르헨》 

④ 호빵맨 시리즈 

⑤ 고멘생강사탕 


칼럼 

① 부모님에 대한 추억 

② ‘천재’ 데즈카 오사무와의 인연 

③ 생명에 대한 고집 

④ 전쟁으로 알게 된 정의의 참뜻

⑤ 기라성 같은 교우록


야나세 다카시의 간단 연보 

참고자료 



책 속으로

큰아버지 부부는 무척 좋은 분들이셨다. 언제부터인가 두 분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게 되었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양자인 동생 지히로는 안방에서 두 분과 함께 자는 반면 나는 문간방에서 잠을 청하는 생활이었다. 

딱히 상처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린 마음에도 알게 모르게 큰아버지 부부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활짝 열지 못했다.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외로운 날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어딘가 어둡고 귀여운 구석이라곤 하나 없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나날도 사람들도 모두 다 추억이 되어, 함께 살아왔다.

---「애정과 성장과정」중에서


한편 쉰 살은 실제로 내가 호빵맨을 그리기 시작한 나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73년에 이르러 《호빵맨(あんぱんまん)》이라는 그림책이 된다. 당시에 받았던 평가가 상당히 혹독했던지라 수십 년이나 이어지는 시리즈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화가로서 독립한 후, 무대 연출을 시작으로 시 잡지의 편집이라든가 그림책 제작, TV 출연 등 부탁받는 일은 무엇이든지 해왔다. 대표작이라고 내놓을 만한 만화 한 편 없는 상태로, 수많은 선후배의 활약을 쓸쓸한 눈으로 좇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만화가로 살아갈 것을 단념하지 않았다. 꽉꽉 들어찬 만원 버스와도 같이, 실력자들로 북적거리는 만화계에서 중간에 포기하는 일 없이 줄곧 서 있었다. 그러자 어느 날 눈앞에 있던 자리가 비었다. 칠십 세가 되기 직전, 호빵맨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일과 운·불운」중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인생 가운데 절반 이상을 실의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았다.

이따금 눈앞에 거대한 벽이 나타나, 그 어디에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유명한 선배에게 “잘 그리는데! 선이 정말 좋아. 나는 도저히 이렇게 못 그리겠다.” 하고 칭찬을 받을 때면 하늘이라도 날 듯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어렴풋하게나마 희망을 발견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선배는 누구에게나 “잘 그리는데! 나는 도저히 이렇게 못 그리겠다.”라고 말하고 다녔다나 뭐라나.

---「희망과 기쁨」중에서


전쟁이 끝나자, 미국에서 슈퍼맨이라는 영웅이 등장했다. TV 방송이 시작되면서 일본 최초의 슈퍼히어로인 월광가면이나 울트라맨 등도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은 굶주린 사람을 돕는 일 따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하는 일이라곤 대항하는 악당이나 괴물을 해치우는 것뿐. 악당은 사람들을 속이거나 살상을 저지른다. 괴물은 도시를 파괴한다. 그런 녀석들을 멋진 영웅이 보기 좋게 쓰러뜨리면 “정의가 승리했다!”가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는 분명치 않다. 괴물을 때려눕힐 때도 마을이나 숲을 파괴하고 만다. 그걸로 정의가 이긴 것이 된다. 어딘가 영 석연치 않다. 아무리 결전을 벌여도 정의의 영웅은 옷이 찢어지거나 더러워지지 않는다. 이 역시 이상하다. 온갖 무기를 연달아 선보이면서 펑펑 요란하게 불길을 일으키는 영웅을 보고 박수 치며 흥분하다니, 일종의 ‘전쟁 찬미’처럼 여겨진다. 어린아이의 잠재의식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나는 이러한 의문을 시작으로,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새로운 영웅을 그리고 싶어졌다.

---「정의와 선악」중에서


나는 유감스럽게도 천재가 아닌, 99퍼센트에 속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매일 쉬지 않고 열심히 만화를 그리는 사이, 그런대로 진보가 있었다. 옛날에 그린 그림을 보면 정말이지 어설프다.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도 어느 정도의 수준

에는 도달할 수 있다는 표본일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와 개성」중에서


만화가로서 잘나가지 못해 심사가 꼬였을 무렵, 그러니까 상상도 못할 외로움 속에서 만든 노래가 이렇게 많은 이에게 사랑받으며 반세기 동안이나 불려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호빵맨이 그림책으로 나온 지도 딱 40년이 지났다. 어른들에게는 외면을 당했지만, 순수한 아이들은 열렬한 사랑을 보내주었다. TV 애니메이션도 이제 곧 25주년을 맞이한다. 이만큼 오랜 시간 계속하다 보면 금방 다음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매회 “이제 더는 안 나옵니다!” 하며 담당자에게 눈물로 애원한다. 하지만 그는 요지부동.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이야기를 짠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는 모양이다.

---「생명과 삶의 자세」중에서 



출판사 리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 뒤에는

69세에 꿈을 이룬 만화가, 야나세 다카시가 있었다


“호빵맨을 그린 게 저예요.”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깜짝 놀란다.

아무래도 아흔 넘은 할아버지가 호빵맨을 그리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다. (본문 중에서)


‘호빵맨’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특성 탓인지, 지긋한 나이의 할아버지가 이 만화를 그렸으리라고는 짐작하기 힘들다.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캐릭터인 만큼, 당연히 작가도 함께 세월을 먹은 게 아니겠냐.”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 야나세 다카시가 『호빵맨』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쉰 살이 되던 해였다. 1969년, 그때나 지금이나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녹록지 않은 나이다. 그리고 그의 표현을 빌자면, 당시는 스스로가 ‘절망이라는 터널의 한가운데에 있던 시기’였다. 


‘호빵맨’의 아버지라 불리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야나세 다카시는 1919년에 태어나 2013년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쓰러지기 전까지 펜을 놓지 않으며 만화가이자 시인, 디자이너, 편집자로서 대중을 향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네 온 삶이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야나세 다카시가 지금껏 세상을 향해 발신한 다양한 말과 글을 모았다. 그는 담담하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때로는 짐짓 익살을 섞어 지난 세월을 들려준다. 


어렸을 때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괴로운 나날을 보냈고, 전쟁을 경험하며 굶주림이 주는 비참함을 경험했다. 일도 잘 풀리지 않았다. 선후배의 활약을 쓸쓸한 눈으로 좇는 나날이 이어졌다. 겨우 작품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70세를 눈앞에 두었을 때였다. 이렇듯 야나세 다카시의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떤 때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전진한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살아 있는 것’의 위대함과 기쁨이 찌릿찌릿 전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의 탄생

자신을 희생할 각오 없이,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는 메시지


『호빵맨』이 처음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을 당시에는 그 캐릭터를 두고 잔인하고 형편없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야나세 다카시는 주변의 반응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은 채 ‘올바른 일에는 어른 아이 상관없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어린아이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주제가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개사한 가사와 달리 원곡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부르기에 다소 무거운 주제를 노래한다. “무엇을 위해 태어나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 걸까.”와 같이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메시지를 건네는데, 어린아이야말로 순진무구하면서도 냉혹한 비평가라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야나세 다카시는 엄격한 독자를 상대로 평생에 걸쳐 자신만의 철학을 관철해왔다. 일을 대하는 그만의 올곧은 정신과 고집, 그리고 진한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 배고프고 굶주렸던 전쟁 체험 속에서 탄생한 ‘호빵맨’은 거창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정의’의 개념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눈앞에 굶주린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빵 한 조각을 건네는 행위가 바로 정의인 것이다. 사랑과 용기인 것이다. ‘진정한 영웅은 멋있지 않다’, ‘자신을 희생할 각오 없이,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언뜻 심오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진짜 얼굴’이기도 하다. 


어른이 될수록 자그마한 희망과 기쁨을 놓치기 쉬운 시대다. 어디 그뿐이랴, 절망과 고통에 허덕이는 나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 우리에게 야나세 다카시가 사뿐히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넨다. 꿈 앞에 망설이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다정한 응원가다. “한 치 앞은 어둠이라도, 그 한 치 앞에는 빛이 있다.” 상상도 못 할 외로움과 절망의 나날을 보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삶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이 전하는 정의와 용기의 말들을 지금부터 함께 읽어보자. 팔랑팔랑 넘기는 페이지마다 저마다의 행복과 기쁨을 발견하게 될 반짝이는 문장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 책 역시 어딘가에서 여러분의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린다면, 내게 무엇보다도 큰 행복이 될 테다. 언제나 기쁨을 드리고자 작업하고 있지만, 이게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재미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글쎄 과연 어떨는지. (본문 중에서)



YES24 - 네, 호빵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영웅이 전하는 정의와 용기의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