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정보

북유럽 느와르의 최강자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부스러기들'

부스러기들(The Silence of the Sea)

북유럽 느와르의 최강자라 불리는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의 소설



책소개

호화 요트 한 대가 방파제와 충돌했다. 무언가, 불길하고 나쁜 일이 벌어졌다

탐욕의 부스러기들, 그 뒤에 남은 진실의 부스러기들


북구의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은 어느 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항구로 호화 요트 한 대가 무섭게 돌진한다. 칼바람 속에서 지켜보는 승객 가족과 세관원들의 걱정에도 아랑곳없이 요트는 요란한 굉음을 내며 방파제에 부딪혔다. 요트의 전 소유주는 파산했고, 아이슬란드 은행의 분쟁조정위원회로 명의가 넘어간 직후였다. 리스본을 출발해 레이캬비크에 도착할 예정이던 배 안에는 세 명의 선원과 부부, 부부의 쌍둥이 딸들이 승선했다. 깜짝 놀란 세관원들이 서둘러 요트로 들어갔지만 배는 텅 비어 있었다. 승객들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배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부스러기들(아이슬란드어 원제: BRAKIÐ, 영문판 제목:The Silence of the Sea)』은 작가 특유의 ‘어둡고, 깊고, 차가운’ 소설문법이 견고하고 아름답게 녹아든 작품이다. 사건 경위를 추적하는 변호사 토라와 비극에 휘말린 주인공 아이에르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독자들을 헤어나기 힘든 미궁 속으로 이끌어간다. 우리는 별 볼일 없는 오늘이 내일도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그 믿음으로 인해 종종 괴롭다. 하지만 견고하게 붙박였다고 생각하는 현재와 미래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단 한 번의 작은 일탈, 낯선 누군가의 탐욕과 부주의로도 와장창 깨져버릴 수 있는 행복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우리는 또 얼마나 가련한 존재인가. 『부스러기들』은 이 같은 우리 삶의 일면을 심리 스릴러라는 형식을 빌려 단단하게 응축해낸 작품이다. 




상세이미지



저자 소개

저 :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Yrsa Sigurdardottir)

1963년생으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 미스터리 여성작가로 일컬어진다. ‘토라 구드문즈도티르’라는 이름의 여성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스터리 시리즈 첫 책 『ÞRIÐJA TAKNIÐ(영문판 제목: Last Rituals)』이 미국과 영국, 독일의 주요 출판사를 통해 번역되고, 평단과 시장의 격찬을 받으며 일약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다. 현재 6권까지 나온 ‘토라 시리즈’는 전 세계 33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유럽과 미국에서 그녀의 책들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시구르다르도티르의 작품은 여타 추리소설 문법과 궤를 달리하는 정교한 문학성으로 상찬 받는다. 치밀한 플롯 속에서 농도를 더해가는 미스터리와 품격 있는 문장, 여기에 북유럽 고유의 신화적 색채가 얹히면서 ‘어둡고, 깊고, 차가운’ 그녀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낸다. 『부스러기들(아이슬란드어 원제: BRAKIÐ, 영문판 제목:The Silence of the Sea)』 은 작가의 유니크한 소설 문법이 유감없이 녹아든 작품으로 미국, 영국, 독일은 물론 아시아와 동유럽에서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북유럽 소설의 황금시대를 열어젖혔다. 


역자 : 박진희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외서를 한국에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커피의 정치학』 『더 좋아져요』 『소박한 자유』 『스파게티는 인생의 교훈』 『어쿠스틱 해변 라이프』 등이 있다. 



책 속으로

가족과 친구가 탄 요트가 구겨지는 광경을 속수무책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세관원들이 기계 결함을 언급했지만 아무리 엔진에 이상이 있는 요트라 해도 이 정도로 조종이 엉망일 수는 없지 않은가? --- p.13


저런 표정을 지으며 사무실에 들어서는 고객이 워낙 많아 그 수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당혹감에다, 수임료 문제가 거론될라 치면 굴욕감을 안고 사무실을 떠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뒤섞인 표정. 비범한 상황에 처한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 p.21


만약 라라와 아이에르가 정말 어느 해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면 노부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게 분명했다. 노부부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두 사람의 비통함이 너무나 사실적이었고, 당혹스러움은 손에 만져질 듯 또렷했다. 곱씹어볼수록 이 가정은 불가능해 보였다. 누구도 자신의 부모나 자식에게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 p.182


냉동고에 시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하긴 했지만, 적어도 시신이 배 위의 사람들과는 관련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지금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시신을 바다로 던지는 모험을 감행했다. 범인이 여전히 배 위에 있으며, 자신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이 자명해진 것이다. --- p.322


차분한 선장과 안절부절 못하는 할리 사이에서 아이에르는 결백한 사람의 태도로 어떤 것이 더 정상적인지 판단할 만큼의 경험이 없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정상성이라는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 p.393


시신은 얼굴을 아래로 한 채 떠있었지만 배의 후미를 향해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 아이에르는 눈에 익은 근육질 등판과 회색빛 머리칼을 알아보았다. 요트는 이제 선장 없는 배가 되었다. --- p.457


토라는 천사를 닮아 아름다운 껍데기를 지녔지만 그 안에 무서울 정도로 사악한 면을 감춘 이 여자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이 여자에게 실종자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귀찮은 일에 불과했다. 실종자에 어린 여자아이 둘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따위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듯했다. --- p.468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이들의 삶이 완벽해지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것일까? 이미 완벽한 것을 더 완벽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완벽한 걸 망치기만 할 뿐. 그의 시선이 처음 내려놓은 그대로 벽에 기대어있는 서류가방에 가닿았다. 그는 성대가 갈라질 때까지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출판사 리뷰

전 세계 33개국 출간, 미국·영국·독일 베스트셀러! 

‘2015 영국 The Petrona 상’ ‘2015 아이슬란드 The Blood Drop 상’ 수상 

‘2016 독일 LovelyBooks Der Leserpreis 상’ ‘2016 영국 The Morda 상’ 최종후보


“북유럽 느와르의 최강자”라 불리는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의 소설이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아가사 크리스티 이후 현존하는 최고 여성 추리작가로 꼽히며 내는 책마다 미국, 영국, 독일, 북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소설가. 서늘한 심리 묘사와 가차 없는 비극성으로 읽는 이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그녀의 작품세계는 감히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절대경지라고 평단과 독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소설 《부스러기들(아이슬란드어 원제: BRAKIÐ, 영문판 제목:The Silence of the Sea)》은 작가 특유의 ‘어둡고, 깊고, 차가운’ 소설문법이 견고하고 아름답게 녹아든 작품으로, 전 세계 33개 언어로 번역되며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작가의 모국인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드커버로 기록되기도 한 이 작품은 ‘2015 영국 The Petrona 상’ ‘2015 아이슬란드 The Blood Drop 상’을 수상했고, ‘2016 독일 LovelyBooks Der Leserpreis 상’ ‘2016 영국 The Morda 상’ 최종후보에 오른 상태다. 


호화 요트 한 대가 방파제와 충돌했다. 무언가, 불길하고 나쁜 일이 벌어졌다

북구의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은 어느 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항구로 호화 요트 한 대가 무섭게 돌진한다. 칼바람 속에서 지켜보는 승객 가족과 세관원들의 걱정에도 아랑곳없이 요트는 요란한 굉음을 내며 방파제에 부딪혔다. 요트의 전 소유주는 파산했고, 아이슬란드 은행의 분쟁조정위원회로 명의가 넘어간 직후였다. 리스본을 출발해 레이캬비크에 도착할 예정이던 배 안에는 세 명의 선원과 부부, 부부의 쌍둥이 딸들이 승선했다. 깜짝 놀란 세관원들이 서둘러 요트로 들어갔지만 배는 텅 비어 있었다. 승객들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배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소설은 사건 경위를 추적하는 변호사 토라와 비극에 휘말린 주인공 아이에르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독자들을 헤어나기 힘든 미궁 속으로 이끌어간다. 


중년의 여성 변호사 토라, 요트 실종사건 속으로 발을 내딛다

요트 사고 며칠 후 변호사 토라의 사무실로 퉁퉁 부은 얼굴의 노부부가 찾아온다. 소매 끝동이 헤진 셔츠 차림에, 반들반들 닳은 인조가죽 가방을 손에 쥐고 나타난 노부부의 눈빛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허공을 헤매고 있었다. 비범한 상황에 처한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 중년의 여성 변호사 토라는 그동안 이런 표정의 의뢰인들을 무수히 만나왔다. 

노부부는 토라에게 요트에서 실종된 아들 내외가 해외 보험사에 가입한 거액의 생명보험 문제를 처리해 달라고 의뢰한다. 보험사로부터 생명보험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의뢰인의 아들인 아이에르 부부가 사망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야만 한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아이에르 부부는 왜 이렇게 엄청난 금액의 보험에 가입한 걸까? 갑작스레 변경된 아이에르 가족의 귀국 동선과 이번 실종 사건 사이에는 의심할 만한 연결고리가 없는 걸까? 떨칠 수 없는 의구심을 안고 토라는 조사에 착수하지만 진실을 추적할 수 있는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조각난 단서들 속에서 파국의 밑그림만 점점 더 짙게 드리워진다. 설상가상 이 배를 둘러싸고 오래 전부터 떠돌던 온갖 소문과 저주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심하게 훼손된 시신 한 구가 해안가로 밀려온다.